"할아버지와 할머니들이 당신들의 손주를 아주 많이 예뻐하는 심리적 기제는 아이에 대한 (훈육)책임이 아이의 부모보다 덜한 데서 오는 편안함이다. 다시 말해서 그저 편하게 이뻐하기만 해도 되기 때문에 맘껏 이뻐해주다 보니 종종 도가 지나쳐기도 하고 때론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
저게 거의 20년도 더 전에 일인데요, 그 당시 이제 막 20대를 벗어난 저는 아주 유명한 분이 매우 그럴 듯한 얘기를 하니 저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고, 지금 다시 되새겨봐도 분명 맞는 구석이 있다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흐르는 세월과 함께 쪼금 더 현명해졌을 것으로 추정되는 지금에 저는 저 얘기에 '맞말이긴 한데 그게 다는 아니지 않나요?'라고 되묻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덧붙입니다.
2, 30대 어린 나이에 아이를 낳은 우리네 부모님들은 아이의 훈육과 가족의 생존을 함께 도모해야 했기에 내 아이에게 마음껏 사랑을 주지 못했는데 그렇게 힘들게 키워낸 내 아이가 어느새 자라서 부모가 되고 손주를 안겨주니 이제 이 아이에게 과거에 내가 내 아이에게 다주지 못했던 사랑을 1도 남기지 않고 다 주겠다 하기 때문에 그런 것 아니겠슴둥?
요컨대 우리네 부모님 즉, 이 세상 모든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손주사랑은 '연체되었던 사랑의 원금과 이자'라 할 수 있으니 그래서 더욱 찐하고 짠하다.
# 상기 개똥철학의 작성배경이 된 짤과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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