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파란차에 로망이 있었다. 그냥 파란색이 좋았다. 그렇다고 벤츠 라팔을 살 수 없었다. 그렇게 발품을 팔아 형편에 맞게 살 수 있는, 거기에 내 마음에 드는 파란차를 찾았다.
그렇게 발견한 르노 아르카나 하이브리드 e-tech. 감가를 생각해서라도 파란차는 안 된다고, 수리비 장난 아니라는 나무위키의 비판에도 전부 감당할 수 있다는 정신승리해가며 내 드림카의 꿈을 키웠다. 내가 원하던 파란차, 내 소울을 직격하는 파란차였다.
근데 왠 이상한 신념을 가진 이가 내 드림카에 잿물을 끼얹었다.
내 드림카는 더이상 차가 아닌 누군가에게는 기형적 사상이 묻은 차가 된 것이다. 물론 나는 유명인이 아니다. 일반인이다. 그리고 이 모든 사태의 원흉이 자와 같은 성별이다.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안 그렇겠지만, 이제 내 드림카를 선택한다면 누군가는 나에게 그 자들과 똑같은 사상을 가졌다고 생각하겠지. 더 나아가 나빠진 브랜드 이미지를 회복할 수 없다면, 내 드림카의 브랜드는 국내에서 사업을 철수할지도 모른다.
솔직히 말해서 디즈니 인어공주 아리엘의 팬들이 이런 느낌일 것 같다. 이상한 사상이 묻은 채 세상에 나온 인어공주의 실사화. 할리 베일리의 가창력은 인정한다. 그러나 그녀는 수십년간 고정해온 아리엘의 이미지를 안좋은 의미로 바꿔났다.
마찬가지로 직원이 문제인거지 차 성능이 문제인게 아니라고. 하지만 그 직원의 실수로 르노는 남성혐오 심볼이 되었다. 그렇게 내 드림카의 이미지는 남성혐오의 프레임이 씌워버렸다.
믿든 안 믿는 내 성별은 이 사태의 일으킨 그들과 같다. 넷카마로 생각하든 맘대로 생각해라. 하지만 너네는 여성 해방 운동을 한 게 아니다. 남자한테 성희롱이나 해되는 성범죄자이고, 기업에 막대한 손실을 끼친 산업테러범일 뿐이다.
내 생애 첫 드림카에 대한 기대와 희망을 더럽혔고, 그동안 부진한 성적에도 어떻게든 브랜드를 유지하고자했던 모든이들의 희망을 짓밟았다.
르노 아르카나를 계약금을 넣고 온 날. 그 날은 그랑 콜레오스의 출시일이었다. 점심도 못 먹고 일하시면서 만면의 미소를 띄우면 일하시던 대리점 사장님의 얼굴이 아직도 선하다. 매장하나에 직원하나 없이 일하시던 사장님. 그 분께 어떻게 전화를 드리고 계약취소를 전해야할지 마음이 먹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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