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실창 커튼을 올리니 순간적으로 빛이 창으로 들어와 눈을 찔러댔다
늘 겪는 일인데도 때론 미처 대비하지 못할때가 있는지라 눈이 부셔 인상이 절로
찡그러져야 했지만 그건 잠깐이고 창밖의 산을 보니 아침 햇살은 아직 보이지 않았다
하늘금에는 아침놀이 엷게 있는걸 보니 곧 해가 떠 오를 모양이였다
연분홍 보다 연하게 살포시 붉은색이 시집온 새색시의 시아버지가 애는 언제쯤
가질 예정이냐고 조심스럽게 물었을때 수줍음에 젖어가는 볼색 같았다
산 너머로 아직 내려가지 않은 달이 하늘에 걸려 있는게 보였다. 저 달은 여름에는 해가
지기도 전에 떠 오르고 겨울에는 아침 햇살이 산 허리를 가로 질러 갈때 쯤에야 마지못해
서산으로 넘어가는데 그런 이유를 과학으로 보기 보다는 그저 감성으로 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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