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해와 산책에 나섰고 고개가 저 만치 보일때 차량 한대가 휘청거리며 내려왔다
어~ 어~ 할때 차는 방향이 살짝 틀어진채 스노우보드 타듯 가다가 멈췄다
투명한 차창에 비친 운전수는 당황했는지 얼음이 돼 있었다
다가가서 창을 내리라는 신호를 보내자 멍하니 나를 바라보더니 안해가
옆에 와서 유리를 내리라고 재차 말하자 그제야 유리를 내리고 우리를 빤히
쳐다 보는데 굳은 얼굴이 어지간히 시겁을 한듯 해 보였다
그대로 가만 있어라 하고 모래주머니를 들고 발통밑에 모래를 먼저 뿌린후
30m 정도 되는 빙판에 모래가 너무 부족해서 한쪽에만 뿌린후 차로 다가가서
핸들를 바로한후 브레이크를 살짝 누른채 저 모래를 밟고 아주 천천히 가라고 했다
거북이 가도 이 보다 느릴수 없을 만큼 차는 움직였고 그래도 안정적으로 빙판이 없는
도로로 들어서는걸 보고 우리도 그 그 자리를 떠났는데 산책을 마치고 아까 자리로
돌아왔을때 그 동안 날씨가 다 풀려 내가 뿌렸던 모래만이 도로에 남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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