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질 급한 분을 위한 한줄 요약: 우리 한국인은 "L"발음과 "R"발음을 구별하고 두 발음의 차이가 말뜻의 차이로 이어진다.
단도직입적으로 예를 들면,
"이거 하래"와 "이거 할래"는 말뜻이 완전히 다릅니다:
전자는 누군가가 나에게 하라고 시켰다는 뜻이고
후자는 내가 하겠다는 결의를 뜻합니다.
한가지 예를 더 들어 보자고요:
"유리 깨라"는 유리를 깨라는 명령어이지만
"유리 깰라"는 유리를 깰 수 있으니 조심하라는 우려의 표현입니다.
우리가 "R" 발음과 "L" 발음을 구분 못 한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킨 원인은 이렇습니다:
음절의 첫음운("음절의 맨처음 소리)에 오는 "ㄹ" 발음의 표준 발음은 "R"에 비슷한 발음이지만
흔히 "L"에 비슷하게 발음해도 통하기 때문에 오해를 불러일으켰습니다(예: "라면"같이 "ㄹ"로 시작하는 단어).
첫음운을 제외하고는 우리는 두 발음을 철저하게 구분하고 있고 뜻도 완전히 달라집니다.
저런 구분이 안 되는 언어는 제가 아는 한도내에서는 일본어입니다.
일본어에는 "R"과 "L"의 차이에 대응되는 구분이 없습니다.
두줄 요약:
우리말에서는 상기 두 발음이 구분되고 뜻도 달라진다.
하지만 일본어에서는 안 그렇다.
더불어 GZ ShS 등도 모조리 가능하구요
세종대왕님이 허투루 만든 글이 아니거든요
다만 교육과 사회적 합의가 일치해야 가능한거지요
과거 28자였던 우리글을 멋대로 난도질해서 24자로 줄여버린 강아지아기양들이 가증스럽습니다
ㆍ(아래 아, 저는 개인적으로 하늘 아 라 부릅니다) 이 모음 하나만 있어도
표현 가능한 음이 엄청 늘어나고
변형도 얼마든지 가능한데 말이지요
어휘의 재료가 음운인데 그 음운을 줄여버렸으니 운용의 폭이 작아졌죠.
그리고 끝말잇기 놀이의 재미를 반감시켰어요.
굳이 가르칠 가치가 있는 것도 가끔 있죠.
예를 들자면, 예전에는 "와르바시"라고 하던 물건을 현재에는 "나무젓가락"으로 부르잖아요.
국어사랑해서 나쁠 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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