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국내 완성차 판매량은 11만2132대로, 전년대비 16.3% 줄었다.
현대차와 기아를 비롯해 제네시스, KG모빌리티, 한국GM의 판매량이 작년보다 줄었다. 르노코리아가 회복세를 보였지만, 전반적인 약세를 뒤집기엔 역부족이었다. 급격한 물가 및 금리 상승과 더불어 전기차 수요 감소로 인한 판매 저하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다.
현대차 포터2 일렉트릭
현대차는 4만7700대로 15.3%나 급락했지만, 넉 달 연속 국산차 1위 자리를 지켰다. 상반기 누적 판매는 27만7910대로, 드디어 기아(27만6021대)를 역전했다.
지난달도 현대차 실적은 포터(5815대)가 이끌었다. 포터는 스포티지와 공동 3위를 차지하며 기아의 독주를 힘겹게 저지했다.
포터의 뒤는 그랜저가 아닌 쏘나타(5712대)가 이었다. 쏘나타는 5위로 지난 2021년 10월(6136대, 2위) 이후 무려 30개월 만에 톱5에 진입했다. ‘원조 국민차’의 저력을 보여주는 성적이다.
현대차 쏘나타
쏘나타의 다음은 싼타페(5000대)와 아반떼(4806대)다. 두 모델은 각각 8위와 9위다.
현대차는 지난달에도 쏘나타-그랜저-아반떼로 이어지는 세단 라인업이 모두 기아 경쟁 모델보다 강세를 보였다. 다만, SUV는 여전히 뒤진다. 싼타페와 투싼, 코나 모두 기아 쏘렌토, 스포티지, 셀토스보다 덜 팔렸다.
기아 카니발
기아는 전년대비 13.4% 감소한 4만4284대를 판매했다. 넉 달 연속 현대차에 밀리며, 누적 판매량에서도 2위로 내려앉았다.
다만, 국산차 판매 1~3위를 카니발(8097대)과 쏘렌토(7307대), 스포티지(5815대)가 차지하며 자존심을 지켰다. 작년과 비교하면 카니발은 27.4%, 쏘렌토는 4.7% 판매량이 늘었다. 최근 자동차 수요가 감소하고 있는 데다 엔트리 차종이 아님에도 좋은 성적이다.
기아 쏘렌토 하이브리드
셀토스(5399대, 7위)는 카니발·쏘렌토·스포티지의 뒤를 이었다. 기아는 주력 SUV와 RV 모두 현대차를 압도하는 황금기를 보내고 있다.
하이브리드 비중이 높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스포티지(33.6%)를 제외하면, 쏘렌토(68.6%)와 카니발(54.1%) 모두 하이브리드 판매량이 내연기관을 압도한다.
기아는 7월부터 가성비 전기 SUV인 EV3 출고를 시작한다. 목표대로 높은 판매량을 달성한다면, 다시금 현대차에게 1위 자리를 탈환해 올 수도 있다. 더욱 촘촘한 SUV 라인업을 구축하는 것은 덤이다.
제네시스 GV70
제네시스 브랜드는 1만2104대로 작년 6월(1만3838대) 이후 최고 성적이다.
페이스리프트로 돌아온 G80의 대기 물량이 모두 해소되며 3690대로 주춤한 사이 마찬가지로 부분변경된 GV70이 4693대로 급증하며 틈을 메꿨다. 2021년 3월(5093대) 이후 최다 판매량이다. 여기에 '가장 비싼 국산차' G90가 633대로 힘을 보탰다.
KGM 토레스
KG모빌리티는 지난 5월 4102대를 판매하며 두 달 연속 4000대를 넘겼다.
지난달 KGM 실적은 토레스(1424대)와 렉스턴 스포츠(1142대)가 이끌었다. 다만, 두 차종 모두 작년 6월과 비교하면 -51.0%, -25.6%로 부진한 상태다. 특히, 토레스는 실내를 대폭 개선한 부분변경 모델을 내놓았음에도 작년의 인기를 되찾지 못하고 있다.
예상과 달리 빠르게 기세가 꺾인 토레스 EVX도 문제다. 지난 3월 1443대로 가뿐한 출발을 보였던 토레스 EVX는 4월 767대, 5월 688대, 7월 567대로 계속해서 내림세다.
새롭게 추가한 전기 SUV인 코란도 EV는 지난달 초 출시되었음에도 15대에 그쳤다. 아직 본격적인 출고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로, 시승용 혹은 전시용 차만 나온 것으로 추정된다.
르노 아르카나
르노코리아는 2041대로 전년대비 18.6% 늘었다. 올해 3월 이후 3개월 만에 다시금 2000대를 넘기며 세 달 만에 탈꼴찌에도 성공했다. 다만, 이는 한국GM이 부진한 탓으로, 긍정적으로 평가하기엔 어려운 수치다.
삼성자동차 시절부터 사용하던 ‘태풍의 눈’ 대신 르노그룹의 로장주 엠블럼을 달고, 이름도 바꾼 아르카나(구 XM3)는 본격적인 출고가 시작되며 1150대로 반등했다. 이 중 하이브리드 판매는 829대로, 무려 72%에 달한다.
중형 SUV QM6도 808대로 5월 대비 6.3% 반등했다. QM6는 LPe 모델이 581대로 전체의 72%를 차지했다.
최근 르노코리아는 수출에 주력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누적 수출 대수는 3만920대로, 내수(9172대)의 세 배를 넘는다.
르노 그랑 콜레오스
다만, 최근 사내 홍보 유튜브 콘텐츠에서 ‘손가락’ 논란이 불거지며 향후 판매에 빨간불이 켜졌다. 특히, 지난주 개막한 부산 모빌리티 쇼에서 야심작 ‘그랑 콜레오스’를 공개하며 마케팅에 전념해야 할 시기에 악재를 만났다.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
한국GM은 1901대로 세 달 만에 최하위를 기록했다. 작년 6월과 비교하면 무려 61.8%나 줄었다.
트랙스 크로스오버가 1464대로 버티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해 줄 차종이 없는 것이 뼈 아프다. 한때 셀토스를 제치고 소형 SUV 최강자 자리에 오르기도 했던 트레일블레이저는 331대로 끝없는 부진을 겪고 있다.
수입 모델은 GMC 시에라가 전년, 전월 대비 모두 반등했지만, 차지하는 비중이 적어 전반적인 분위기를 바꾸진 못할 정도다. 올해 이쿼녹스 EV 출시가 예정됐는데, 그때까지 수입 모델의 판매 확대는 쉽지 않아 보인다.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
다만, 수출 시장까지 포함한다면 상황은 전혀 다르다. 지난달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3만1436대, 트레일블레이저는 1만5523대 수출되며 두 차종이 4만7000대에 육박한다. 상반기 누적 수출은 무려 25만5965대로, 내수 포함 성적은 26만9422대다. 이는 2017년 이후 최고의 반기 실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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