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뉴스에서 '둠 스펜딩(Doom Spending)'이라는 단어를 보게 되었습니다. 미래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 때문에 오히려 현재의 소비에 집착하는 '파멸적 소비'를 뜻한다고 하더군요.
어차피 집은 못 사고 세상은 살기 힘드니, 당장 눈앞의 화려한 소비로 자신을 위로한다는 그 논리가 참 씁쓸하게 다가왔습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조금 의아한 마음이 듭니다. 나라가 망할 것 같고 살기 힘들어서 세상을 욕하는 분들이, 정작 본인의 일상에서는 그 누구보다 풍요로운 리스트를 채워가고 계시니까요.
할부로 뽑은 새 차의 유지비를 감당하고, 계절마다 신상 옷과 화장품을 사고, 귀한 애완견을 정성껏 보살피며, 주말이면 핫플레이스에서 먹고 마시는 인증샷을 올립니다. 가끔은 해외여행으로 일상을 환기하고 비싼 취미생활도 포기하지 않으시지요.
물론 개인의 자유이고 본인의 돈이지만, 제가 안타까운 지점은 바로 그 '모순'에 있습니다. 본인이 누리고 있는 그 모든 것들이 사실은 이 사회가 지탱해주는 안정 위에서 피어난 열매들일 텐데, 정작 입으로는 "지옥 같다", "희망이 없다"며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들을 비난하기에 바쁘시더라고요.
진정으로 미래가 불안하다면, 비난할 시간에 차라리 그 돈을 아껴 실질적인 대안을 찾거나 본인의 실력을 키우는 게 상식적인 대응 아닐까요. 미래의 나에게서 빌려온 돈으로 오늘의 허세를 채우면서, 그 결과로 찾아오는 삶의 팍팍함을 국가나 사회 탓으로 돌리는 건 너무나 무책임한 태도가 아닌가 싶습니다.
남을 깎아내리는 불평의 말들이 내 삶을 한 단계라도 올려준다면 얼마든지 하겠지요. 하지만 세상을 향한 분노보다 무서운 건, 스스로 만든 소비의 늪에 빠져 정작 본인의 인생을 방치하고 있는 모습인 것 같습니다.높은 곳의 무게를 비웃기 전에, 오늘 내 손에 들린 영수증의 무게부터 책임질 줄 아는 것이 어른의 자세가 아닐까... 조용히 자문해보게 되는 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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